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IMF·WB 춘계 총회에 참석한 뒤,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불확실성'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 관세 정책, 금융시장 불안정성 등 세계 경제를 둘러싼 주요 이슈들이 논의되었습니다.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과 미중 협상 압박
이창용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에 대한 관세 유예가 연기되더라도 그 경제적 손실은 막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G20 회의 및 IMF·WB 총회 참석 후 기자간담회에서, 각국 대표들이 미중 간 빠른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세계 제조업의 중심 역할을 해온 만큼,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무역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이 총재는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 혜택 효과가 거의 상쇄됐다"라며, 결국 무역 전쟁의 피해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중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는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머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중국 공급망의 중요성과 글로벌 무역 구조
이창용 총재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이 단순한 '공장' 그 이상임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반은 많지 않다"라며, 글로벌 공급망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얽혀 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한 채 새로운 무역질서를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회의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됐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관세를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조치도 경제성장률에는 큰 차이를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과 그에 따른 보복 조치가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공급망에서 제외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세계 무역 질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글로벌 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미중 간 조속한 합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총재 역시 "미중이 협상 타결을 통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각국 대응
이번 G20 회의와 IMF·WB 총회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키워드는 '불확실성'이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미국 관세 정책의 방향성,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달러화 움직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경제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미국 국고채 시장의 변동성과 일본 중앙은행조차 경제 전망을 세우기 어려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금융시장 기능은 잘 작동하고 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당시처럼 재정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충격이 발생할 경우, 상당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한국 기업들은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습니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금융시장 통합과 구조개혁을 서두르고 있으며, 반미 정서를 바탕으로 유로화를 안전자산으로 키우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드라이브가 가져온 여파는 생각보다 깊고 넓으며, 전 세계가 불확실성의 시대에 돌입했음을 시사합니다. 한국은 비교적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복잡해질 국제 정세 속에서 유연하고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미중 간 조속한 협상 타결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