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탈락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30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했습니다. 검사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행보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파란만장했으며, 여러 차례의 중책을 맡으며 정치계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정계 은퇴 선언, 그리고 조용한 퇴장
4월 29일,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정계 은퇴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정치를 안 하겠다"라고 말하며, "이제는 시장과 거리에서 시민으로서 부담 없이 만나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오늘 조기졸업한다”라며 현장을 떠나는 심경을 담담하게 표현했고, 감사 인사와 함께 90도 인사를 하고 퇴장하는 모습은 그간의 정치적 열정과는 대조적인 차분한 퇴장이었습니다.
4월 30일에는 탈당계를 직접 제출하며 정치와의 작별을 공식화했습니다.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들도 함께 탈당서를 제출하며, 단순한 선언이 아닌 확고한 결심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로써 홍 전 시장의 정치 활동은 완전히 종료되었으며,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은 것으로 보입니다.
30년 정치 인생, ‘모래시계 검사’에서 대권 도전까지
홍준표 전 시장의 정치 이력은 검사 시절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법연수원 14기 출신으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 세력을 수사하며 주목을 받았고, 당시 정치권 실세였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시킨 사건으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드라마로까지 제작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그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당 대표, 경남도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5선 의원으로서 중진 정치인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특히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대권 도전까지 했으나,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후 대구시장에 당선되어 지역 정치 기반을 다졌으며, 보수 진영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그였기에 이번 정계 은퇴는 보수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마지막 배수진, 대구시장 사퇴와 대선 출마
홍준표 전 시장은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까지 과감히 내려놓으며 마지막 배수진을 쳤습니다. 이는 그가 정치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2차 경선에서 안철수, 김문수, 한동훈과의 경쟁 속에서 최종 2인에 들지 못하고 탈락하며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하는 룰에서 밀렸고, 결과적으로 그의 정치적 입지는 급격히 축소되었습니다.
경선 직후 그는 곧바로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발표했고, SNS에 "내일 우리 당을 떠난다"라고 밝혀 탈당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후 실제로 탈당계가 제출되며 그동안의 모든 정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주소지가 대구로 되어 있어 탈당 절차는 대구시당과 중앙당의 협의를 통해 진행된다고 알려졌으며, 이로써 30년간 이어져온 그의 정치 경력은 조용히 마무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