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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싸우는 형제자매, 감정 갈등 다루는 실전 방법

by sesangmansa00 2025. 5. 18.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은 모든 가정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자주 다투고 서로를 헐뜯는 모습에 마음이 무너지는 건 부모죠. 아이들이 다투는 이유는 단순한 장난감 싸움이 아니라, 감정 표현 방식의 미성숙과 관계 내에서의 소속감, 인정 욕구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형제자매 갈등의 감정적 원인을 이해하고, 부모가 중재자가 아닌 감정 코치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형제자매 갈등 상황에서 부모가 중재하는 모습

 

싸움의 핵심은 ‘장난감’이 아니라 ‘감정’입니다

형제자매 간 갈등은 “누가 먼저 가졌느냐”, “누가 더 많이 먹었느냐”처럼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문제가 전부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이면에는 “나는 덜 사랑받고 있다”, “나는 동생보다 못하다”, “형이 날 무시했다”라는 감정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형제자매 사이에서는 비교로 인한 경쟁 감정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이는 “형은 참 착하네”, “동생 좀 본받아라”와 같은 비교 언어, 또는 “형이니까 참아야지”, “네가 언니잖아”와 같은 역할 기대 언어가 누적되면서 한 아이가 상시적으로 “나는 덜 소중하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은 서로에게 공격적인 말과 행동으로 표현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동생이 장난감을 만졌다고 형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빼앗았다면, 그건 장난감을 지키려는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공간이나 존재감이 침해받았다고 느끼는 감정의 반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갈등은 단순한 규칙 위반보단, 감정적인 충돌과 소속감의 위협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싸우지 마!”라고 말리기보다는, 아이가 느낀 감정의 원인을 함께 찾아보고, 대화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부모는 판사가 아닌 감정 통역사여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형제자매 싸움이 시작되면 누가 잘못했는지를 파악하고 벌을 주는 ‘재판관’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대부분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는 자신의 입장이 공정하게 이해되지 않았다고 느끼며 분노합니다.
  • “나만 혼나서 억울해”라는 감정이 쌓이면 갈등이 반복됩니다.
  • 부모의 판단은 아이들 사이의 비교 감정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는 감정 통역사가 되어야 합니다. 즉, 누가 옳고 그른지를 말하기보다, 각각의 아이가 느낀 감정을 말로 정리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형아는 동생이 갑자기 뺏어간 것처럼 느껴져서 화가 났구나.”, “동생은 형이 너무 소리를 질러서 무서웠구나.”처럼 각자의 감정을 존중받는 방식으로 설명해 주면 아이들은 자기 감정이 받아들여졌다는 안정감을 얻고 상대방의 입장도 조금씩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또한 “다시는 그러지 마!”보단 “다음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라고 갈등 후 대안 행동을 상상해 보는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은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갑니다.

 

감정 코칭 중심의 개입, 이렇게 실천해보세요

형제자매 갈등을 감정 중심으로 개입하는 방법은 연습이 필요한 일상 루틴입니다. 아래는 실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구체적인 코칭 예시입니다.

① 감정 라벨링 먼저, 훈육은 나중에 하기
아이들이 싸울 때 먼저 “지금 많이 화났구나”, “속상했겠다”와 같은 감정 명명어를 사용해 보세요. 감정이 안정되면 그다음에 규칙과 기대 행동을 설명합니다.
예: “네가 화났던 건 이해해. 하지만 물건을 던지는 건 위험해서 안 돼.”

② 양쪽 모두의 감정 들어주기
한 아이만 편들면 갈등은 더 깊어집니다. 모두의 입장을 듣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예: “형은 네가 갑자기 끼어든 것 같아서 화가 났대. 그런데 너는 먼저 하고 있었는데 형이 무시한 것처럼 느껴졌구나.”

③ 공감 연습 놀이하기
역할을 바꿔 말해보기를 해보세요. 이런 질문은 아이들의 공감 능력과 감정 조절력을 함께 키워줍니다.

예: “형이 돼서 한 번 말해 볼래?”, “동생 입장이라면 어떻게 느꼈을까?”

④ 화해 강요하지 않기
“얼른 사과해!”는 감정 회복이 아닌 감정 억압입니다. 아이 스스로 감정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네가 사과하고 싶을 때 말해도 괜찮아”라고 안내해 주세요.

⑤ 갈등 후 관계 회복 루틴 만들기
싸움이 끝난 후, 함께 그림 그리기, 책 읽기, 산책하기 같은 ‘감정 회복 시간’을 짧게라도 마련해 보세요. 이 루틴은 아이들에게 “싸워도 다시 친해질 수 있다”라는 안전감을 줍니다.

 

형제자매 갈등은 감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형제자매 싸움은 부모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실전의 장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말로 도와주는 감정 통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싸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너희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엄마는 너희 마음을 먼저 알고 싶어.” 이 한마디가 싸움의 방향을 감정 이해로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간 갈등은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감정 코칭 중심의 대화와 개입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아이들은 조금씩 ‘함께 지내는 힘’을 배워가게 될 것입니다.